Skip Navigation
Skip to contents

대한견·주관절학회 E-NEWSLETTER Vol.02 Decomber 2020 대한견·주관절학회 E-NEWSLETTER Vol.02 Decomber 2020

대한견주관절학회

  • 학회 홈페이지
  • 원문보기 pdf
  • 메뉴보기
발행인: 오주환 / 편집인: 조남수, 김정연 / 발행처: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홍보위원회 / 후원 :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발행인: 오주환 / 편집인: 조남수, 김정연 / 발행처: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홍보위원회 / 후원 :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나의 장기 연수기:
Neuromuscular laboratory in Michigan University Medical Center

경북대병원 윤 종 필


먼저 저의 연수 경험을 이렇게 나눌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견주관절 대외협력위원회에 감사 드립니다. 저는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미국 미시간 앤아버에 위치한 Michigan University Medical Center 에 있는 Neuromuscular laboratory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미시간대학병원은 유서깊은 대학병원이긴 하지만, 최근 정형외과로 연수오시는 분들이 드물고, 랩에서는 제가 첫 한국인이어서 상당히 낯선 곳이었습니다. 평생에 한번이라는 연수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아마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되시는 것 같습니다. 임상의학이냐 실험 위주의 기초의학이냐, 주거와 자연 환경이 매우 다양한 미국에서 동서남북 어디로 가느냐. 저의 경우 제일 중요한 연수지역은 대도시의 번잡함과 더운 걸 싫어하는 아내가 이미 몇 년전부터 지인들이 살고 있는 미시간 앤아버로 가기를 꼭 원했기 때문에, 장소는 비교적 일찍 결정되었습니다. 다만, 임상이냐 랩이냐에 대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민이 많았지만, 한국에서 늘 지겹게 하던 수술이나 외래를 평생 한번 뿐인 연수기간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랩으로 가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Neuromuscular laboratory은 미시간대학병원의 Department of Surgical Research에 속한 기초의학 실험실로 근육과 신경에 관한 다양한 질환들을 실험하는 연구소였습니다. 성형외과 과장인 Paul Cederna 교수님이 책임자셔서 주로 신경손상이나 근위축에 대한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었고, 많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특히 amputation 으로 상지를 잃은 환자에게 robotic arm을 이식하는 다기관 연구를 진행중이었습니다. 늘 해외파병과 부상병이 많은 미국의 특성상 이런 외상 환자들의 기능을 회복하는 과제에 대규모 연방정부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준다고 합니다. 제가 연수 온 동안에도 Science를 비롯한 유명저널들에 팀의 연구가 소개되고, DARPA의 대형과제를 수주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저는 회전근 개 관련 연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연수 시작전 상완신경총이 손상된 환자에서 회전근 개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관련 선행 연구들을 리뷰해 보았는데, 그 중 suprascapular nerve에 accessory spinal nerve를 연결시켜 rotator cuff를 회복시키는 SAN-SSN transfer 수술이 관심을 끌었고, 이에 관련된 동물실험을 수행하였습니다. 사실 임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은 아니었지만, 회전근 개의 지방변성과 복원에 대해서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근육조직 전체를 투명화시켜서 3차원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iDISCO 와 gait analysis, behavior test와 같이 한국에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실험 테크닉들을 보고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실험하면서 미국 랩들의 엄격한 동물윤리에 대해서 좀 놀랐는데, 많은 수의사들이 주말에도 교대로 출근해서 동물의 상태를 모니터하면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바로바로 조치하고, 팀 전체에 연락을 취하는 점 등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습니다. 또한, 모든 장비들이 잘 갖춰져 있는 풍족한 환경, 랩미팅을 할 때마다, 아직 나이어린 의과대학생들조차 스스럼없이 자기 의견을 얘기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점, 많은 외국의 젊은 인재들이 (아마 영주권, 시민권 취득을 위한 동기도 있겠지만) 밤낮없이 랩에서 일하는 점 등도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임상 위주의 연수생활에 비하자면, 랩에서의 생활은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술방이나 외래가 없으니 본인의 실험 스케쥴만 소화하고 나면 상대적으로 많은 자유가 주어지는 반면, 다소 단조로운 패턴의 생활이 될 수 있으며, 의사가 아닌 PhD나 테크니션과의 공동작업이 조금은 불편하거나 껄끄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드론 조종이나 자전거를 타면서 시간이 많이 보낼 수 있었고, 특히 미시간에는 최근 재생의학과 자율주행연구가 부각면서 많은 한국 선생님들이 근처의 랩에 와 계셨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분들과 자주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제 연수 기간중의 이벤트라면 단연 COVID-19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2월 중순쯤 한국에서 신천지발 집단감염사태가 벌어졌을 때만 하더라도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불과 한달도 되지 않아 미국에서도 상당히 외진 지역인 미시간까지 번지는 것을 보고,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두달 사이에 사재기 행렬, 흑인 폭동 등 급속히 나빠지는 미국 바닥민심을 보면서, 늘 선진국이라고 우러러보던 미국도 결국 별 수 없는 사람사는 동네로구나 라는 생각도 했고, 한편으로는 출근할 때마다 병원앞에 새로 생기는 응원메시지를 보면서 의료인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일년간의 연수기간동안 한국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보고 배우면서 다양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귀중한 경험을 하였으며,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많은 자유 시간들을 여러 취미생활을 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연수 준비기간 동안 많은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으신 대한견주관절학회 여러 회원 선생님들께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연수 기간동안 공부하고 체험한 것들이 대한견주관절학회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ALL RIGHTS RESERVED.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무학로 193-1, 지하 1호 (Tel. 02-2072-3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