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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견주관절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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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오주환 / 편집인: 조남수, 김정연 / 발행처: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홍보위원회 / 후원 :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발행인: 오주환 / 편집인: 조남수, 김정연 / 발행처: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홍보위원회 / 후원 : 사단법인 대한견·주관절의학회

나의 장기 연수기

서울백병원 장석환


먼저 저의 연수 경험을 이렇게 나눌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견주관절 홍보위원회에 감사 드립니다.
저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Dr. Anthony Romeo 지도하에 미국 Chicago, Illinois 에 있는 Rush University Medical Center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첫 연수를 앞두고 저는 research 와 clinic 어느 한 분야에만 치우치지 않으면서 두루두루 경험해 보고 싶었고, 특히 스포츠의학 clinic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배우고 싶어서 Dr. Anthony Romeo 선생님께 연수 문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며칠 동안 답장이 없어서 답답해하던 중, 어느 날 이용걸 교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장석환 선생 로메오한테 연수 갈려고? 잘해야 되는데 자신 있어?”
당시 깜짝 놀란 저는 얼떨결에 자신 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알고 봤더니 제 이메일을 받은 Romeo 선생님은 Dr. Matsen 펠로우 동기이신 이용걸 교수님께 제 뒷조사를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미리 이용걸교수님께 말씀드려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럽고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마침 2016 ICSES 차 Romeo 선생님이 제주도로 오시게 되어 직접 인사드리고 인터뷰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 자리에서 승인을 받아 드디어 원했던 연수가 성사 되었습니다.

가족 다 같이 시카고로 1년 연수를 가자고 했던 날 아내가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좋아서 웃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따뜻하고 치안도 좋은 지역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데 왜 하필이면 시카고로 가냐고 어이가 없어서 웃었던 것이었습니다. 추위를 극도로 싫어하는 아내를 설득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 하였습니다. 막상 연수 가서는 인계 해주는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집, 차, 여러 살림살이를 맨땅에서 구하느라 초기에 고생을 좀 하였습니다.

Rush 대학은 의학대학과 간호대학, 보건과학대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972년에 설립되었으나 모체인 Rush Medical College는 1837년부터 현재까지 유지되어온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Rush University Medical Center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대학병원이지만, 시카고 지역의 의료시스템에서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병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정형외과와 스포츠의학분야에서는 US News and World report에서 5위안에 들었고, 정형외과 진료 받기 위해 인디아나, 미시건, 오하이오, 위스콘신 등 여러 중서부(Midwest) 지역에서 일반환자들과 여러 분야의 스포츠 선수들이 각 팀 지정 병원 대신 Rush병원까지 왔던 것이 저에게는 인상 깊었습니다.
Rush는 외국에서 단기 펠로우들이 활발하게 오고 가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Shoulder and elbow dept 에 한국에서 처음 온 펠로우다 보니 초기에는 다른 직원들도 저를 서먹하게 대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자리도 마땅히 없어 우리나라로 치면 행정실 구석의 cubicle 하나 배정 받아 지냈습니다.

<Dr. Romeo, Dr. Verma 등과 부부모임>

<수술방에서 Dr. Romeo와 함께>

Anthony(Tony) Romeo 선생님은 2018년 ASES president이셨고 이탈리아계 혈통으로 매사 열정적이시고, 해박한 의학적 지식 뿐 아니라 A/S SCR도 한시간내로 뚝딱 끝낼 정도로 수술 기술도 아주 훌륭한 분이었습니다. 여러 발표와 논문 준비와 병행하여 A사와 항상 무언가 개발하는데 열중하고 계셨는데 저로서는 Dr. Burkhart와 개발한 여러 anchor와 기구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듣는 것도 재미 있었습니다. 수술날에는 아침 6시반부터 쉬지않고 양방으로 오후 5시까지 수술 하고 clinic day에는 점심시간 없이 6방으로 방을 이동하며 외래 진료 보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외래에서는 진료 전 OBERD program의 clinical data 모으는 것을 도와드렸습니다. 이미 많은 지식으로 무장한 환자들을 최소 15분씩 진료 하는 광경을 보며 설명 기술의 팁을 배우게 되었고, 매우 다양한 케이스와 캐릭터의 환자들을 경험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Romeo 선생님이 대학생 시절에 미식축구 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제 환갑이신 분이 어떻게 저렇게 에너지와 근육을 유지 할 수 있는지 새삼 궁금했습니다. 전설같은 풍문에 의하면 Romeo 선생님은 항상 새벽 3시에 일어나 헬스장에서 아령 들며 하루를 시작하고, 일주일치 식단을 채소 위주로 아내가 매주 짜준다고 하더군요.

제 스케줄은 Dr Romeo 수술과 외래 참관 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의 clinic 도 참여 할 수 있었고 남은 시간에는 lab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Rush의 sports medicine & shoulder department 에는 많은 선생님들이 속해 있습니다. Dr. Gregory Nicholson, Dr. Nikhil Verma, Dr. Brian Forsythe, Dr. Charles Bush-Joseph (전 AOSSM president), Dr. Brian Cole, Dr. Shane Nho, 등 이 모든 선생님들의 수술과 외래 참관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는 항상 모두 모여 진행되고 있는 research에 대해 토론하였습니다. Rush 정형외과 병원은 시카고 전역에 걸쳐 여러군데 있는데 대부분의 관절경과 인공관절 수술은 day surgery로 환자 집과 가까운 병원에서 수술 받고, complicated case 나 환자의 내과적 문제가 심한 경우에만 Rush 대학과 붙어있는 본원에서 하였습니다.

Rush 대학병원은 시카고 야구팀 White Sox와 농구팀 Bulls의 지정병원입니다. White Sox와 Chicago Bulls 홈경기 때마다 당일 담당 physician은 fellow 한명씩 데리고 갔었는데, 연수기간 중 가장 즐겁고 유익했던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차례가 될 때 마다 빠짐없이 동행해서 경기장에서 부상 선수들 다루는 시스템도 보고, 선수들의 어마어마한 식단으로 같이 밥먹고, private한 락커룸에서 선수들끼리 투닥거리는 광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White sox 락커룸에서 요즘 유행하는 최신 미국 욕들은 다 배운 것 같습니다. 경기중에는 트레이너들과 즐겁게 노닥거렸던 시간도 이제 아련한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White Sox 경기전 Dr. Charles Bush-Joseph와 개런티드레이트 필드에서>

Research는 Dr. Romeo 선생님이 philanthropy funding으로 만든 motion analysis lab에서 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당시 연구실 담당 Antonia Zaferiou PhD 와 그외 연구원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주제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연구시설에서 연구를 진행하려니 나이 든 바보가 된 느낌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적응하고 연구원들과 즐겁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연구주제는 RTSA 환자들과 여러 선수들의 수술 전후 운동 분석이었는데, 대부분 환자들 대상이었기 때문에 제가 clinician 으로서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연수 중에 잊지 못할 경험 중 하나는 ASES fellows’ day 때 위 연구에서 얻은 data 토대로 발표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것입니다. 다시 펠로우 신분으로 발표를 하면서 다른 병원들의 젊고 유능한 펠로들과 함께 토론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발표장에서는 전 AANA 학회장이셨고 몇년전 mentor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저희 병원에 오셨던 Richard Ryu 선생님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Motion analysis lab에서 PhD. Antonia와 함께>

<ASES Fellows’ symposium에서 발표 후 Dr. Richard Ryu와 만남>

연수 출발할 때 목표 중 하나가 견주관절 후배들을 위해 새로운 연수 길을 잘 닦아 놓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 연수 시기가 끝나갈 무렵 Dr. Romeo 는 Rothman Institute의 New York시 branch의 director로 발령 받아 떠나셨습니다. “It was an offer I could not refuse” 라고 말씀하시면서.. 25년동안 근무하셨던 병원을 하필 제가 연수 하는 해에 떠나시게 되어서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마지막으로 Romeo 선생님과 같이 식사 한 것이 병원에서 모든 직원들과 함께한 페어웰 자리였습니다. Romeo 선생님이 떠나신 뒤 남은 연수기간에는 저는 주로 Dr. Nicholson 과 Dr . Verma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병원생활 뿐 아니라 시카고 지역에서 1년간 살았던 경험 또한 매우 그리운 추억입니다. 어디선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글을 본 적 있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시카고는 천재들 투성일 것입니다. 사계절은 매우 뚜렷하여 짧은 여름에는 미세먼지에 익숙해진 우리 가족 피부를 이글거리게 만드는 태양이 있고, 4월까지 눈이 오는 겨울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칼바람과 추위가 있습니다. 겨울에 아이들한테 영하 10도로 이제 좀 따뜻해졌으니 나가서 눈썰매 타러 가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카고 지역은 한인들이 동부나 서부에 비해 많지는 않았지만, 한국슈퍼와 한인식당들이 아쉽지 않게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동네는 시카고 북쪽이어서 시내병원까지 Metra라는 통근열차 타고 출퇴근 하였습니다. 시카고 치안도 안좋다고 하지만, 시카고 남부 지역에 히스패닉 갱과 흑인 갱들이 항상 싸우는 구역과 그 변두리 빈민가가 있는데 (오바마가 인권변호사로 활동 하던 지역), 그 쪽 근처만 가지 않으면 별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매일 뉴스에 나오는 총기 사고도 항상 그 쪽 지역에서 나오는데, 그런 뉴스를 들을 때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나중에는 다른 나라 뉴스인 양 덤덤하게 듣게 되었습니다. 시카고 사람들은 “Chicagoan” 이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자부심이 강했고, 저는 시카고가 미국의 타 지역에 비해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총을 가지고 있다는 상상을 하면 서로에게 친절해 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가족들과 링컨파크에서 존핸콕센터 배경으로>

연수 가기 전에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으신 대한견주관절학회 임원 회원님들께 모두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Romeo 선생님이 저에 대해 물었을 때 “He is one of the best young surgeons”… 라고 거짓말(?)을 해주시고 응원을 해주신 이용걸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카고 Rush대학병원 연수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들을 잘 승화 시켜 대한견주관절학회 발전을 위해 매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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