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백병원 임 무 준
대학병원에서 수술도 하고 외래도 보다가, 4년전 가족을 위해 돈을 좀 벌어보겠다는 당찬 포부로 로컬 정형외과 페이닥터 생활을 시작한 저는, 요근래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습니다. “요샌 수술도 재미 없고.. 외래도 힘들고… 하루하루 지내는게 너무 반복되는거 같아. 기운도 없고, 무료해. 이생활을 언제까지 해야할지….” 전화기 넘어로 친구한테 매일 푸념을 하면서, 대학병원에서 괜히 나왔나.. 하는 후회를 하던 중, 눈길을 끄는 메일을 한통 받게 됩니다.
내용인 즉슨 견슬라이더컵 골프대항전 대표선수 선발전!! 라이더컵은 미국과 유럽의 치열한 골프대항전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견슬라이더컵은 바로 제가 속한 견주관절의학회와 슬관절 학회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 ? 갑자기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습니다. 기력이 없어서 영양제도 먹어보고 보약도 지어 먹어봤지만, 소용 없었던 온몸의 세포들이 갑자기 살아 움직이는 듯 반응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이거다. 출전하자. 바로 메일주소에 적힌 여의도 성모병원 김종호 교수(지금은 형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냅니다)에게 메일을 보내고, 혹시나 메일이 안갔으려나 다시 한번 보내고. 문자로도 확인하고… 분주해진 저는 그날부터 골프를 더 열심히 치면서 예선 1차전을 기다렸습니다. 토요일을 격주로 진료를 보던 저는, 예선전이 잡혀 있던 5월 8일과 5월 22일이 하필 제가 진료보는 주여서 원장님께 조심스레 외래 진료를 바꿔줄 수 있냐고 여쭈었고, 원장님이 흔쾌히 승락해 주셔서 준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원장님 존경합니다! ^^)
드디어 운명의 예선 1차전!, 떨리는 마음으로 한성CC에 도착한 저는 같은 조원을 확인하고, 식사를 마치고 티오프 전에 간단하게 조원들과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이용범 교수님 , 너무 자상하게 다가와서 말도 걸어 주시고 농담도 하시고, 골프매너도 좋으시고 채도 좋으시고! 사랑합니다. 교수님. 역시나 매너 좋고 성격도 좋으신 대전선병원 선동혁 선생님과, 우리 에이스 종호와 함께 네명의 조원은 이용범 교수님의 리드하에 즐거운 라운딩을 마쳤고, 코로나 방역 문제로 조심스레 조원끼리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귀가 했습니다. 너무 재밌어서 밤에 잠도 잘 안오고, 2주후에 있을 2차전이 너무나 기다려 졌습니다.
2주후 기다리던 2차전!!. 두둥!
2차전 역시 지난번 1차전과 같이 한성 cc에서 치루었고, 이용범 교수님과, 한림대 김정연 교수님 (제가 무척 좋아하는 선생님입니다. 만능 스포츠맨이자 장차 견슬라이더 대표선수가 될 인재임) , 의정부 성모병원 공재관 교수님 (제가 사는 아파트 바로 맞은편에 사셔서, 이 날을 계기로 같이 라운딩도 다니고, 연락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너무 너무 좋으신 분입니다. 사랑합니다. 교수님) 과 함께 했습니다. 이날은 시작하자마자 2,3,4 홀을 3연속 트리플을 해서 스코어는 접어두고 경기와 동반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네요 ^^. (집에는 대리불러 갔습니다…ㅜㅜ)
1,2 차 예선전을 마치고 선발된 일부 상위 멤버와, 기존멤버들은 10/9 슬관절과 맞붙는 본선을 위해 최종멤버를 뽑는 최종에선전을 8월에 치루어야 했었는데, 우천관계로 취소가 되어, 아쉬웠습니다. (8월에 더위먹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속으론 잘됬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선전을 통해 올라온 신규멤버와, 기존 견슬라이더 멤버가 통합이 되어 10/9 본선을 위한 대진표가 짜여졌고, 견주관절 16명, 슬관절 16명 총 32명의 멤버가 각조에 2명씩 배치되어 대회를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게 됩니다.
드디어 D-Day!!
대회당일 떨리는 맘으로 같은아파트 거주중인 원광대 김정우 교수님(무지하게 재미있으십니다.^^)을 모시고 대회장으로 출발하였고, 어떤 조(비밀입니다)는 이미 경기 전부터 술을 드시고(화요…도수가 쎌텐데..)있으신 모습을… 그런데 경기 중 에도 마시면서… 대단하십니다!. 네분다 술마시면서 70타대를 치시는 거 보면. 역시 고수들이 많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전반 9홀을 버디 한 개와 함께 6오버를 친 저는 당연히 상위권이겠거니.. 하고 캐디님에게 다른팀 스코어를 좀 볼 수 있는지 확인했고, 32명중 20등 중반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접하고는 포기.. 여기는 역시 고수들이 모이는 곳이구나. 즐거운 추억을 만들자고 생각했고, 의정부 성모 김석중 교수님(너무 젠틀하시고 좋습니다.)과 배지훈 교수님(역시나 젠틀하신 구로동 선배님^^)과 우리 정호연 선생님(재밌으시고 공도 잘치심)과 재미난 18홀을 보냈습니다.
이번 대회 아쉽게 한끗 차로 슬관절팀에 패배했지만, 내년에는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결의를 다지면서 즐거운 뒷풀이를 하였습니다. 대회 첫 참가라 떨리고, 제 실력을 못발휘 한거 같아 아쉬웠지만, 너무나도 좋았던 점은, 학회에서나 볼 수 있는 기라성 같은 교수님들과 즐겁게 놀고 대화하면서, 새로운 인맥을 쌓고, 다른 학교 출신 선생님들도 많이 알게 되어 큰 재산을 얻은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년에도 반드시 참가하고 싶습니다.
견주관절의학회 파이팅!, 견슬라이더컵 포에버!